칼럼

[성석환 소장의 공동체 칼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태적 삶을 요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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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싱가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던 산모가 면역 항체를 보유한 아이를 출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재난과 위기의 시대이지만 인류는 생존을 위한 여정을 계속하고 있다. 곧 백신이 보급되고 시간이 지나면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이 인간의 몸속에 자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면역은, 아마도 그리 오래 가지 못할 것이며, 또 다른 재난적 바이러스가 출현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즉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기후가 불량해지고 생태계가 무너진 결과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이 출몰하게 되는 것이라 하니, 근본적으로는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의 생태계를 개선하지 않는 한 근본적인 치유책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지난 2018년 대한민국 송도에서 열린 <기후변화정부간협의회(IPCC)>의 48차 회의는 ‘기후변화 1.5도 특별보고서‘를 채택했다. 2100년까지 지구온난화 추세를 1.5도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호소했는데, 새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이 선언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필자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장로회신학대학교는 올해 서울시와 함께 <캠퍼스타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학교의 자원을 지역사회를 위해 공유하고 청년창업과 마을재생을 위한 여러가지 공모전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래서 8월에 ‘청년창업공모전‘과 11월에 ‘지역재생 리빙랩 공모전’을 진행하여 20여 개의 당선작을 발표하고 사업을 지원하였다. 모든 아이템이 성공적인 것은 아니지만,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네트워크 부문은 다른 학교에 비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채택 아이템 70% 이상이 환경문제, 기후문제와 연관된 것들이었다. 병뚜껑을 모아서 재활용하기, 일회용 컵사용을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 광장동에 리사이클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작은 시작들, 그린 캠퍼스 조성을 위해 작은 화단을 가꾸고 생태적 환경을 만들어 가는 일 등이 아이템으로 제시되었다. 학생들은 기성세대보다 훨씬 더 생태적 삶에 개방되어 있으며, 지역의 젊은 엄마들은 이러한 생활방식을 지지하고 동참할 의사가 매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북극곰이 먹이가 없어 마을로 내려와 사람들이 주는 가공식품을 먹어서 탈이 나고 있다는 기사를 읽으며, 먼 나라 일이라고 생각하는 한 전 지구적 그린 프로젝트에 동참하기 어렵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대처하며 이른바 ‘한국형 뉴딜‘을 선언했고, 크게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로 구분했다. 그러나 환경전문활동가들은 정부가 제시한 ‘그린 뉴딜’은 지나치게 경제성장과 수익구조에 집중한 나머지 예컨대 탄소사용제한과 지구온난화 저지를 위한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고 비판한다.

 그래서 우리학교 학생들도 정부가 보다 생태적인 정책으로 전환하라는 청원을 청와대 게시판에 올리기도 하였다. 최근 기독교계는 <기후위기 기독교신학포럼>을 설립하여 각계의 토론과 대안제시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한편 신학교나 지식인들의 인식과 비교해서 개교회나 그리스도인 개개인의 인식은 기후변화와 생태계 위기를 그리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중대한 선교적 의제 중 하나가 ‘생태적 교회‘일텐데 안타까운 일이다. 

 그 배후에 놓여 있는 강대국들의 정치적 역학관계, 그리고 경제적 득실계산으로 인해 <교토 의정서>, <파리 기후변화협약> 등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지만, 미국의 다음 정부는 분명 이 문제를 전적으로 중대하기 다룰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보다 적극적인 대처가 전 지구적으로 실행될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당장 203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는 195개국 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태이다. 

 필자는 만약 한국교회가 이 문제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 중대한 선교적 과제로 삼는다면 그 공적인 역할이 클 것이라고 본다. 교회가 지역사회와 함께 생태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역의 다양한 주체들과 거버넌스를 형성하여 대처할 수만 있다면, 코로나19 국면에서 떨어진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는 일에도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는 지금처럼 소비하고 개발하면 우리가 공멸하게 될 것이라는 시그널이었다. 이제 생태적 여정을 시작해야 한다.  

 기성세대가 이 문제에 민감하지 못하다면, 청년들에게 교회의 생태적 변모를 맡겨보라. 아마도 창의적인 방식으로 이런 저런 제안을 내 놓을 것이다. 신의 섭리로 창조된 이 지구의 모든 피조물이 고통스러워 내뱉는 신음에 귀를 열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우리의 삶을 생태적으로 변화해 가는 사회적 연대와 협력에 적극 동참하는 교회의 공적 움직임이 절실히 요청된다. 생태적 삶이 곧 선교적 삶이라는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성석환(도시공동체연구소 소장, 장로회신학대학교 교수)